도니의 파란만장함

아직 세상에 태어난지 두번째 생일도 맞지 않은 우리 딸은 벌써 엄마아빠를 몇번이나 철렁하게 했는지 모른다.

1.
도니가 태어나고 그날 밤, 신생아실에서 내 병실로 전화가 와 보호자 잠시 내려오라고 하더라. 난 그냥 수유를 위해 아기 데려가라는 것이라 생각하고 병실에서 잠자고 있던 엄마를 깨워 보냈다(남편은 집에서 큰애 케어) 잠시후 엄마가 사색이 되어 손을 벌벌 떨며 올라와 병실에서 지갑을 챙겼다. 아기가 숨을 잘 안쉰다는 것. 신생아실에서 숨소리가 이상하니 대학병원 응급실엘 가야한다고 했단다. 엄마먼저 병원으로 출발하고 자는지 연락 안되던 남편도 뒤늦게 출발함. 병명은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신생아 중환자실에 열흘가량 입원해 치료받고 나왔다.
이날 남편은 자다 깨서 허둥지둥 응급실로 달려가니 의사는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고 장모님은 울고 있는데 아기 위에는 얼굴까지 이불이 덮어져 있어서(.......) 가슴이 내려앉고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눈물이 막 나왔다고.
사실은 엄마가 겉싸개를 정신없이 대충 싸다보니 그게 풀려서.......

2.
이제 막 뒤집기하고 배밀이 할랑말랑 하던 시기. 침대 끝에 눕혀놓고 화장실 갔는데 안방에서 수박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벼락같이 애가 운다. 안방 달려가 우는 애를 안아들었더니 안자마자 애가 자...... 이거 위험한 징후잖아. 뇌진탕...... 깨워도 자고, 깨워도 자고, 걱정이 뻐렁쳐 심장이 터져 미칠 것 같길래 결국 안고 소아과로 달려갔다. 근데 가는 길에 깨더니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구경하며 잘 놀.... 소아과에서도 이것저것 검사하더니 이상소견은 없다고.... 이날후로 절대 침대에 눕히지 않았다고 한다....

3.
돌을 두어달 앞둔 시점이었을 듯. 모유수유 끊고 분유로 갈아타볼까 하고 분유를 먹였다. 거부하는애 어르고 달래 먹여놓고 낮잠을 재움. 자고 일어난 애가 분수토. 에그그그 토해쪄~ 하고 싹 치우고 앉혀놓고 이유식을 먹이려는데 한스푼 먹고 토. 엥? 치우는데 또 토. 계속 토. 자꾸 토. 급기야는 애가 축 쳐져서 눈에 촛점이 없고 쓸개즙 같은 느낌의 초록색 국물을 막 뱉어낸다. 와 씨 또 남편이랑 손 발발 떨어가며 야간 소아과엘 달려갔다. 병명은 분유알러지..................... 여러분 세상에는 이런 알러지도 있네요...................... 그냥 돌까지 모유수유 했다.

4.
지난 주말. 남편이 애들 데리고 키즈카페엘 갔고, 다녀와서 낮잠 좀 자고 일어난 애 저녁 먹일 준비를 하는데 토한다. 우리애들은 컨디션이 떨어질떄 토부터 시작하는 경향이 있어서 열을 쟀더니 39도. 헐 높잖아! 하고 야간 소아과엘 갔다. 갔더니 목이 부어서 그렇다고 진료 받고 약 지어서 집으로 출발하기 전에 약부터 먹임. 돌아오는 차안에서 카시트 안태우고;;;;;; 안고 집에 오며 토닥여서 재웠다. 자는애 안고 있는데 애가 자꾸 팔을 움직이며 나를 쳐서 "여보, 얘 왜 자꾸 이쪽 팔만 움직이지?" 하는 찰나에, 눈이 까뒤집어지더니 경련 시작... 온몸을 각기춤 추는 것 처럼 튕겨가며 떨고 눈동자는 뒤로 넘어가고 아무리 불러도 반응도 없고........ 그대로 차 돌려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다서 접수하고 들어가는데 밍기는 응급실 들어오지 말라고 해서 남편이 데리고 대기실에 있다가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근처 사는 친정엄마 전화해 엄마가 와서 밍기 데리고 친정으로 가고 우리는 도니에게 달라붙어 계속 물수건질. 피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다 검사했지만 결과는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열성경련.




도니는 건강하다. 아무 이상 없고 오늘은 열도 다 내려 어린이집에 등원했다. 그런데 벌써 몇번이나 정말 엄마아빠 간을 발끝까지 떨어트렸는지 모른다.

5세아이와의 대화



우리아들은 말이 느렸다. 두돌 될때까지 거의 모든 의사소통을 이이이!!로 했으니. 엄마 이이이!! 이이~ 이!! 이이이!!! 엄마 그거 먹여줘. 아니 그거 말고 이거. 많이 먹여줘.

그리고 26개월쯤 되니 말이 느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30개월 되니 못하는 말이 없어졌고 세돌을 넘긴 요즘엔 대화하는 재미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 대화를 기록해본다.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학교 운동장에 가서 공차고 놀다왔다. 한시간 넘게 놀다가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남편이 해준 얘기. 운동장에 있는 이순신 동상을 보더니 카봇에 나오는 거라고 얘기해주더란다.

- 아 카봇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나왔어??
- (화들짝 놀라며) 뭐어?? 아빠 뭐라고??
- 충무공 이순신.
- 아빠 아빠 그럼 아빠가 손에 들고 있는건 뭐야?
- 응? 이건 축구고...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건 저렇게 크~~은데 저건 어떻게 발로 차?
- 아니 충무공이랑 축구공은 다른거야. 충무공은 큰 공을 세우는 큰일을 해서 내려진 벼슬 이름이야.
- 아~~~ 그럼 축구공도 큰일하면 커~~~져???

근처에서 운동하던 사람들 다 빵터졌다고...




치킨을 시켜서 먹고 있다가 아들이 응가하고 싶다며 화장실로 갔다. 큰일을 보고 똥꼬닦고 물 내리려고 변기를 들여다보다가
- 엄마 내 응가가 치킨색이야!!!




어느날은 역시 변기위에 앉아 힘주다가 갑자기

- 엄마 응가를 하고나면 변기에서 물이 나와서 똥꼬를 닦아주지?
- 엥? 어린이집 변기에 비데도 있어?
- 아니 우리집 변기가. 물나와서 닦아주잖아.
- 아닌데 우리집 변기는 그런거 안해주는데.
- 아니야 잘봐바.

끄응 하고 힘을 주니 응가가 퐁하고 변기에 떨어지며 물이 엉덩이로 살짝 튀었다.

- 봐바!! 응가하면 물나와서 닦아주지???



자꾸 화장실 대화만 기록하게 되는데.... 아들이 응가하다말고

- 엄마! 엄마도 응가 해!
- 아니야 엄마는 응가 안해.
- 왜?? 엄마는 똥꼬 없어?????



친정집에 놀러갔는데 집에 들어가서도 저 사진의 선글라스를 계속 쓰고 있어야겠단다.

- 이제 벗자. 실내에서는 선글라스 쓰는거 아니야.
- 여기 실내아니야!!! 여기 할머니네 집이야!!!!!



어른이 되면 매운라면도 먹을 수 있나는 등의 대화를 나누다가

- 넌 어른되면 무슨일 하고 싶어?
- 차에 기름 넣는 사람!!




그리고 뭐가 많았는데 막상 생각나는건 없다. 대화하다보면 생각이 기발해서, 어이가 없어서 빵 터져 한참 웃게 되는 일이 잦은데 기록을 안해두니 잊게 된다. 트위터에는 쓰기도 하지만 다시 찾아보기 힘들어ㅠㅠ 블로그에 잘 기록해둬야겠다.

남편의 애들 달래기

남편이랑 나랑 연애할때는 매우 평탄한 연애였다. 싸운적도 별로 없고 있다면 내가 삐진정도. 그나마 삐졌을때도 나 이래서 기분 상했다 말하고 남편이 사과하면 어느정도 풀렸고 서로 감정상하는 것이 길게 간적도 없다. 서로 상대가 사과해도 계속 화가 사그라들지 않는 그런 다툼을 해본적이 없어서인지 남편이 화가 난 아들 달래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면 아 저남자는 왜 저기서 저런말을 하고 있는가 싶을때가 참 많다. 우리 연애가 평탄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내가 단단히 화가나서 사과해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 상태로 며칠 갔다면 남편이 하는 꼴을 보고 더 화를 냈을지도 몰라.

아들이 거실에 펼쳐놓은 상에 발을 올리고 놀다가 삐끗하며 다칠뻔했다. 남편이 지켜보고있다가 놀라서 큰소리를 냈고 안그래도 얼어있는 아들에게 그러게 아빠가 하지 말라지 않았냐 야단을 쳤다. 크게 위험한 행동도 아니었는데 좀 과하게 화내는 아빠에게 아들은 삐졌다. 울먹울먹하며 안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에 엎드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아빠랑 안놀거야 하고 울음섞인 목소리로 반복해서 중얼중얼중얼.

그럼 가서 애를 안아주고 아빠가 소리지르며 야단쳐서 마음 상했구나, 아빠가 놀라서 나도모르게 목소리가 크게 나왔다, 다음부터는 큰소리로 말하지 않고 다정하게 말하도록 노력할테니 너도 상에 발 올리는 행동은 위험하니까 하지 않도록 하자... 얘기하며 궁디 토닥토닥하면 금방 풀린다. 아들의 대화는 좀 교과서 같은 면이 있어서 엄마가 이렇게해서 미안해 사과하면 엄마 괜찮아 나도 그렇게 해서 미안해 하고 마주 안아온다.

근데 남편은 삐진 아들에게 가서

삐졌어? 아빠가 초코우유 사줄게.

이러고 있다. 아니 그럼 당연히 애 마음이 풀릴리가 있나. 아빠랑 지금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말하며 울먹울먹하면 거기다대고 또

왜그래~ 아빠랑 내일 운동장가서 공차고 놀까?

이러고 있다. 아들이 초코우유도 좋아하고 아빠랑 운동장 가는것도 좋아하지만 지금 그 얘기 할때니.


오늘저녁은 네식구 일이있어 집앞상가에 외출했다가 남편이 아들을 데리고 슈퍼에가서 음료수를 사왔다. 아들 몫으로는 딸기우유. 딸기우유 꺼내서 빨대를 꽂아 건네주니 자기가 먹고 싶은것은 뽀로로음료수라고 울고불고 대성통곡에 바닥을 구르고 난리가 났다. 마침 집에 들어오려던 참이라 지..지랄...발광하는 아들 그대로 옆구리에 끼고 돌아왔다. 들어오는길에 조금 진정됨.

근데 들어와서 아직 흐느끼며 울고 있는 아들에게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더니 딸기우유 싫으면 이걸 먹어보란다. 이 아이스크림 맛있는거니까 뽀로로음료수 대신 이거 먹으라고.

남편이여 너는 애를 달래는가, 애 염장을 지르는가.

그거 안먹는다고 다시 지....지랄발광하는 아들 내가 들고 안아서 뽀로로음료수 먹고싶었는데 못먹어서 많이 속상하구나, 그렇지만 니가 뽀로로음료수를 먹고 싶었으면 아빠가 계산하기 전에 말을 했어야 하는거다, 계산도 끝내고 너 먹으라고 산 딸기우유도 뜯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뽀로로음료수 먹고싶다고 아무리 울어도 다시 되돌아가 사줄수는 없다, 다음부터는 먹고 싶은것이 있으면 계산하기전에 미리 이야기를 해놓도록 하자, 엄마가 다음에 뽀로로음료수 꼭 사줄테니 오늘은 이만 진정하자, 마음이 풀릴때까지 궁디 토닥여주겠다 이야기하니 점점 진정됨. 십분후에 딸기우유 먹겠다고 발랄하게 일어났다.

남편에게 애가 마음이 상했으면 그 상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며 화해하라고 몇번을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우리남편은 그 상황은 외면하고 뭔가 더 좋은것을 제시할 생각부터 하고있다.

그런 화법은 나한테나 쓰라고!!! 내가 삐져있으면 "이번 생일선물로는 빽 하나 사줄까?" 이렇게!!!!

써프라이즈!

제목은 퐁님에게 바칩니다.




아침에 별거아닌일에 좀 심하게 울고불고 짜증을 내서, 애가 어디 안좋은가 열도 재보고 보낼까 말까 고민을 좀 했다.그래도 딱히 아파보이진 않아서 등원시키며 '상태가 좀 이상한것같으니 혹시 컨디션 떨어지는 것 같거든 연락달라' 적어서 보냈는데 컨디션은 개뿔 무지 잘 놀았단다. 아침엔 그냥 질풍노도의 감정이었니. 빨간 차가 안보인다며 나라잃은듯 섦게 울고, 신으라 꺼내준 양말이 마음에 안든다며 안방달려가 문닫고 눈물콧물빼고. 이런건 아플때나 졸린데 잠못자 짜증날때만 봤어서 걱정했는데 이젠 그낭 시도때도 없는가보다.



오늘도 하원 후 운동장. 아 그런데 운동장에는 벤치가 없어서 내가 너무 힘들어. 앉을곳이 없다. 그네라도 앉아있고 싶은데 완전 애들용이라 내가 앉았다 줄 끊어질까봐 무서워서 못앉겠음.


줄 끊어지면 물어내야하는거셩




오늘은 비누방울을 들고 온 아이들이 있었다. 형도 가져왔고 누나도 가져왔고 그 두명의 비누방울이 딱히 차이나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상하게 누나쪽 비누방울을 더 좋아하는 듯 보였음ㅋㅋㅋㅋㅋㅋ 얘도 남자라고 누나쪽에??? 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남자애는 너무 격하게 막대를 휘둘러서 그 액이 다 튀더만ㅋㅋㅋㅋㅋ




한시간반 넘게 진짜 미친듯이 뛰어다니더니 지도 힘든지 먼저!!!엄마 이제 그만 집에 가자고!!!!! 그래 가자하고 운동장을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길 산책로에 있는 운동기구를 보더니 침대에 좀 누워 쉬고싶다며 이러고 자리 까셨다.






오늘도 엄마앞에 매달려 정처없이 휘둘리는 불쌍한 우리딸.

근데 오늘 오후부터 피부가 오돌도돌해짐. 태열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먹는걸 너무 안가려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봐서 심하면 소아과 데려갈까 싶다.





4월 21일 화요일


날씨 좋은날은 하원하고 집에 바로 들어오면 난리난다. 오늘은 학교운동장. 아 나 딸 앞에 달고 머리흔들릴까봐 조심스레 잡은채로 대체 언제까지 아들이랑 달리기시합 해줘야되니.





이런것도 혼자 척척 올라가고 다 컸다.

애가 노는데 병설 유치원 다니는듯한 형아 한명이 와서 같이 놀았다. 너 몇살이야 어쩌고 묻자 갑자기 아들이 화를 벌컥 내면서 "야!!! 우리엄마한테 인사해야지!!!" 아..... 우선 우리아들은 내가 진짜 몇번을 설명해주는데도 형 누나 개념없이 야 쟤 너 하고 다닌다. 그 남자애가 야 소리듣고 도끼눈이 되어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형이라 하라 알려주고 사과시킴.
또 아들이 눈에 보이는 어른들에게 모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은 참 보기 좋은데, 남들도 꼭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지나가다 말을 텄는데 인사를 안하면 정말 불만스러워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나도 눈 마주쳤다고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하고 다니는 성격이 아닌데;;;; 얜 대체 왜 이렇게 낯선 어른에게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무슨 어린이집 무슨반 김뭐뭐라 자기 이름을 이야기하는지 도통 모르겠숴...ㅠㅠ 애아빠가 가르쳤을것 같지도 않은데. 뭐 인사하고 이쁨받고 귀여움받는것은 보기좋지만.



오늘도 동생 좋아하는 오빠. 다 같이 목욕하고 나와서 둘이 눕혀놓고 목욕탕정리하고 돌아오니 또 동생얼굴에 침묻히고 콧물묻히고 있음.





1 2 3 4 5 6